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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O 통역자원봉사단 14기

(2010. 10 - 현재 활동 중)

     김선옥   

                       (2012년 작성) 

                                 

김선옥.jpg

 

      “아임 파인 땡큐, 엔유?”

…추적추적 비도 오고, 사실은 오다가 빗길에 미끄러지기까지 했는데 제 기분은 늘 fine이었습니다. 외국인과 대화한 경험이 전무후무했던 저는 외국인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외국인 공포증 말기’였죠.

저는 북인사 관광안내소 일본어 봉사자입니다. 우연히 학교 선배의 소개로 ‘KVO통역봉사단’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고, 201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약 1년 반 동안 북인사 관광안내소에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일본에 살다 온 적도 없고, 학교 수업 외에는 제대로 일본어를 해본 적도 없었던 제가 관광안내소에서 봉사할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심지어 저는 서울 지리는 전혀 모르는 수원 토박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 인생의 BEST 3위 안에 드는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처음 몇 주는 봉사시간보다 30분 정도 빨리 도착해 카메라를 들고 인사동을 돌아다녔습니다. 혹시라도 실수할까 안내할 문장도 연습해갔습니다. 외국인이 안내소 창문으로 다가올수록 콩닥콩닥 떨렸던 마음도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되기 시작했고, 엉망진창이었던 억양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활짝 웃으면서 “곤니찌와!”를 외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께서 아까 해준 안내가 너무 고마웠다며 작은 선물을 사주시기도 하고, 또 언제는 ‘어떤 관광객이 전에 도움을 받았다며 그 봉사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해달라 했다’라는 이야기를 다른 봉사자께 듣고 그게 저라는 것을 알았을 땐 너무나 기뻤던 기억도 있습니다. 수원에서 종로까지 왕복 4시간인 여정, 그런 것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6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쌓여있는 지도 사이에서 저는 ‘인사동의, 아니 한국의 얼굴’이 되었다는 100평짜리 마음가짐을 갖고 관광객들을 안내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국어 실력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영어권의 관광객을 마주할 땐 두근두근합니다. 외국인 공포증이 아직 완치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안내할 수 있는 것은 ‘진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인사동이 얼마나 멋진 관광지인지!’ 더 많은 것들을 알려드리고 싶어 손짓, 발짓, 때로는 직접 뛰어나가 안내하기도 하였는데, 이 정도면 제 진심이 많은 관광객들에게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요즘 대학생들은 ‘스펙’이라는 것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매일 새로운 활동을 찾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 처음엔 봉사활동이라는 ‘스펙’을 쌓기 위한 목적이 더 컸죠. 그리고 늘 경력이 오래되신 봉사자 분들을 보며 ‘어떻게 저 분들은 몇 년씩 이 활동을 하시는 걸까, 난 6개월이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가 내린 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북인사 관광안내소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해주는 곳이 아니라 친절한 안내로 여행자들의 여행을 더욱 즐겁고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곳입니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일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죠. 아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그 즐거움에 매료되어 몇 년째 이 활동을 하고 계신 게 아닐까요? 게다가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일할 수 있다니!

 

 얼마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벌써 1년 반이 흘렀습니다. 너무나 좋은 팀장님과 봉사자분들,그리고 매일 새로이 만나는 관광객들. 이제는 봉사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작은 공간과, 사람들, 그리고 이 일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즐거워서 계속 하고 싶은 마음뿐 입니다. 아직 다른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한 10년은 더 봉사하고 싶네요. 벌써부터 인사동에 가는 수요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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